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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이 자라납니다.기억 2012. 5. 3. 01:24
제주 독채 펜션 마드레의 한 켠에는 오죽(烏竹)이 있습니다. 율곡 이이 선생의 오죽헌 할 때의 바로 그 오죽이요. 대가 까마귀처럼 검다 하여 오죽이지요. 겨울에 심었습니다. 아무리 따뜻한 남쪽나라 제주라지만 찬바람 쌩쌩부는 겨울인데 괜찮을까 걱정을 하면서요. 제주 오일장에서 둘러본 나무 가게에서는 한결 같이 괜찮다며 잘 자란다고 하시더군요. 하루라도 빨리 마드레의 마당을 풍성하게 하고 싶은 욕심에 걱정을 하면서 오죽을 심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의 무서운 겨울바람에 꺾일 듯 흔들리던 오죽들은 날이 갈수록 앙상해져 갔습니다. 푸르던 잎들이 하나둘 말라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죽어버리는건가? 역시 나무는 봄에 옮겨심어야 하는건가? 그렇게 자포자기의 마음이 되었습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지루한 겨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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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 받았어요. 기타리스트 박주원. 슬픔의 피에스타기억 2012. 4. 29. 01:15
제주 독채 펜션입니다. 문화 공연이 귀한 제주섬입니다. (하긴 서울, 수도권만 벗어나면 귀하긴 매한가지죠.) 그래서 이 공연 소식을 접했을 때 무척 기뻤습니다. 특히 우리가 마드레에서 자주 듣는 씨디의 주인공, 기타리스트 박주원님도 온다기에 눈이 반짝반짝거렸어요. 이름하야 '여성이 행복한 재즈 라이브'. 박주원님 뿐만 아니라 하모니카로 유명한 전재덕님도 오신다기에 기쁨 두 배. 차로 한시간 거리인 제주시내 공연장까지 내달렸어요. 공연은 기대이상이었습니다. 티비에서만 보았던 박주원님과 전재덕님의 라이브연주도 환상적이었고 가수 말로님과 피아니스트 민경인님을 알게 된 건 기대하지 못했던 축복이었어요. 참 오랜만에 불타는 금요일이었습니다. 2시간의 멋진 공연을 단돈 5천원에 볼 수 있게 해 준 설문대 여성문화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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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바나나킥기억 2012. 4. 21. 23:59
제주 독채 펜션 마드레는 오래된 제주도의 농가주택을 고쳐 마련한 곳입니다. 그래서 옛 물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물건 외에 버려진 쓰레기들 중에서도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었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나나킥 봉지였습니다. 희망소비가격이 100원인 시절의 바나나킥 봉지인데요. 우스꽝스러운 디자인도 충격적이지만 '멸공,통일'이란 문구가 참 새삼스럽더군요. 그 때는 맛나게 먹고 버린 하찮은 쓰레기였겠죠. 지금도 과자 봉지는 아무렇게나 버려지잖아요. 그런데 그런 과자봉지에서 그것이 사고 팔리던 시절의 시대상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고이 모셔놨다가 흙먼지 닦아내고 액자 담았습니다. 낡은 농가주택에서 새롭게 변신한 마드레처럼 쓰레기에서 작품으로 변신을 했습니다.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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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도 심었어요.기억 2012. 4. 17. 00:53
제주 독채 펜션 화단에 수선화를 심기로 했습니다. 자주색 달개비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았어요. 어제 인터넷으로 수선화 알아보다 산책을 나갔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당산봉이란 오름으로요. 근데 거기에 수선화 비슷하게 생긴 식물이 지천에 널려 있더군요. 하나를 파서 보니 뿌리도 수선화처럼 알뿌리(구근)였어요. 추측이 확신으로 바껴갔습니다. 수선화가 아니어도 잘 키우면 화단 꾸미기에 괜찮을 것 같았어요. 잘 됐다 싶어 오늘 호미 들고 가서 화단 담벼락에 심을만큼 캐다 왔지요. 마드레로 들고 가서 열심히 정성스레 심어가고 있는데, 동네 할아버지께서 지나가셨습니다. 뭘 그렇게 심고 있느냐고 해서 수선화라고 말씀드렸더니, "그건 수선화가 아니야.." 호미를 잡은 손에 힘이 살짝 빠졌습니다. 헌데 바로 할아버지께서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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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넘 사진전 '생명의 기적'기억 2012. 4. 16. 09:30
제주 독채 펜션 제주현대미술관에서 매그넘 사진전 '생명의 기적'이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도 열렸던 사진전이죠. 서울에서 3월초에 끝나고 제주로 넘어왔나 봅니다. 서울에서는 입장료로 1만원을 내야했지만 제주현대미술관에서는 단돈 1천원만 받습니다. 전시내용이 서울에서 했던 것과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찌되었든 제주에서 열리는 것만으로 감지덕지입니다. 혹 서울에서 보고 싶었으나 보지 못하고 제주에 여행오셨다면 한번 들러보세요. 사진전뿐만 아니라 제주현대미술관도 고즈넉하니 참 좋습니다. 참, 수요일은 쉬는 날이니 잊지마시구요. 사진전은 2012년 5월 22일까지입니다. 제주현대미술관 jejumuseum.go.kr 생명의 기적 accesstolife.seoul.kr